티스토리 뷰

반응형

AI,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우리의 일자리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일자리를 지켜보았다. 판교키즈가 직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직업의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첫번째로 은행원을 만나보았다. 

 

판교키즈의 뭐 먹고살지? 1부 - A은행 B 차장

 

B 차장은 여의도 A은행에 12년째 근무 중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이나 무역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이제 중급 경력자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그를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다음글 - 뭐먹고 살지 은행원편 - 2부>

 

여의도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금융 1번지이다. 여의도에서 12년째 근무중인 B차장을 온라인 미팅으로 만났다. Photo By Brit in Seoul - 자작,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99239862

 

공채를 통해 은행에 입사.

  • 은행업이라고 하면 월말에 바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어떻습니까?

“저는 기업 고객을 주로 상대하다 보니까 월말에 바쁠 일은 별로 없습니다. 아마 개인 고객을 상대로 많이 하는 은행원분들이 월말에 많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

 

  • 제일 많고 바쁜일은 무엇인가요.

“기업에 대한 신용 조사나 내부 결재 라인을 타는 일, 전결위원회를 거쳐야 되는데 관련해서 안건 준비가 많은 편입니다.”

 

  • 은행이 친숙하면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크게 나눈다면 어떤 식으로 일하는 분야를 나눠볼 수 있을까요. 

“은행원을 크게 나눈다고 하면 영업직하고 경영 지원 업무 이렇게 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업은 개인영업 기업 영업으로 나눌 수 있고 경영 지원은 자금 조달, 이체, 리스크 관리 기획 업무로 나눌 수 있고, 영업을 지원하기 위한 형태의 업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 기업금융이 영업을요?

“네. 모든 시장이 그렇겠지만 은행도 쏠림 현상이 강합니다. 그러니까 회사들 은행들이 빌려주고 싶은 우량한 기업들은 많은 은행들이 접촉을 시도하고 그래서 경쟁이 치열합니다. 은행으로 찾아오시는 기업들은 대체로 신용으로 대출하기가 좀 꺼려지는 기업들이 많은 편이죠.”

 

  • 어떻게 은행에 들어갔습니까?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매년 한두 차례 정도 정기 공채를 통해서 30명에서 50명 정도 채용을 했었는데 공채에 최종 합격해서 입사하게 됐습니다.”

 

  • 입사를 위해 꼭 필요한 자격증이나 교육이수가 있나요?

“전공 시험이라고 해서 경제, 경영, 법학 시험을 중 하나를 선택해서 보게 됩니다. 입사 과정 중 비교적 난이도 높은 과정입니다. 물론 회계사나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당연히 가점이 있긴 있는데 필수 사항은 아닙니다.”

 

  • 대학에서 경영학이나 법학을 공부하지 않았어도, 해당 전공시험을 볼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예 맞습니다.”



AI가 대출심사한다면, 더 이상 기업이 지점장을 따라다닐 필요 없어질 것

안구건조증은 PC를 많이 사용하는 은행원의 흔한 직업병이다 - 출처: Giphy

 

  • 근무환경은 어떻습니까? 컴퓨터를 많이 쓰고 장시간 앉아서 자료를 봐야 돼서 어깨 결림 목 디스크 눈의 피로 두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편은 맞고 문서 작성 시간이 가장 많습니다. 고객 기업과 금융 조건을 협상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이기도 하고요. 업무 시간은 이제 보통 9시 출근 6시 퇴근인데, 과거에 비해서 많이 이제 야근이 줄어들고 있는 편입니다.”

 

  • 직업병은 없습니까?

“안구 건조증이 굉장히 심한 편입니다.”

 

  • 컴퓨터 때문이겠네요.

“예 그런 것 같습니다.”

 

  • 최근에 컴퓨터 그러니까 인공지능(AI)나  전산화 또는 로봇이나 기계화 관련해서 업무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새로 추진하고 있는 상품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거래서류를 은행원이 직접 눈으로 검토했는데, 무서류 방식으로 바꿔서 지금 추진하고 있습니다.”

 

  • 사람이 체크하고 확인했던 서류를 컴퓨터가 대신해준다는 말씀이신 거죠.

“네, 정보를 대조, 검증하는 절차가 은행원들의 업무 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전산화를 통해 많이 간소화될 예정입니다. 전자적으로 서류를 제출하는 방법뿐 아니라, 종이 서류도 AI 방식의 문자 판독을 학습시켜 데이터 입력까지 자동화를 추진 중입니다.”

 

  • 이제 은행에서 엄지손가락에 고무 골무 끼고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연필로 체크하는 모습이 없어지겠네요. 도입이 기대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다만 스트레스가 있는데 은행 전반이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해 관련 신상품을 만드는 업무가 새로 추가되어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원들이 디지털, AI, 시스템 개발에 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추진하는 것이 사람에 따라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컴퓨터나 로봇으로 인한 업무환경의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는 집단이 경영, 사무, 금융, 보험직이었습니다. 변화가 제일 없으신 분들은 농림어업직, 건설, 채굴직 쪽이었고요.

“저는 건설, 채굴, 농림어업직이 변화에 더 훨씬 많이 노출되어 있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팜이나 로봇을 이용한 농사처럼 농업도 이제 굉장히 자동화되고 있고 건설 쪽에서도 3D업종 기피로 로봇이나 기기를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사무금융 보험 같은 경우에는 물론 변화하고 있긴 있지만 점진적으로, 천천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 조사가 잘못된 걸까요?

“그렇다기보다는 경영, 사무. 금융, 보험 쪽이 업무 특성상 세상의 변화를 더 많이 접하게 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직종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뉴스도 많이 보고 변화에 대한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다 보니까요.”

 

  • 은행에서 모든 판단을 AI 등 전산에 맡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은행의 영업 행위 자체가 한정된 금융수요 내에서 다양한 은행이 서로 경합을 하는, 서로의 영토를 빼앗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은행이 일정 수준 이상의 AI 시스템을 구축했을 때, 은행별로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신다면요?

“예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거든요. 어떤 기업이 은행 지점장하고 친하면 그 지점장이 다른 지점으로 발령 나면 기업도 거래 지점을 옮기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은행 업무는 내부 승인을 받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결국 빠른 업무처리는 실무자들이 문제가 아니라 승인하는 윗분들을 설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달려있습니다. 지점장이 이미 기업에 대해 알고 있어야 일을 빨리 진행할 수 있죠”

 

  • 윗분에게 기업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네, 윗분을 설득하기 위한 페이퍼 워크가 굉장히 부담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거죠. 특히 윗분들이 잘 모르는 새로운 사업영역이라든가 신기술은 그분들이 대출에 동의하도록 설득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설득되어 있는 윗분을 법인들이 계속 따라다니는 게 훨씬 유리했던 거죠.”

 

  • 대출 여부를 AI가 판단한다면, 기술 수용이 빠른 지점장님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겠네요.

“네, 결국 가장 우수한 AI만 살아남고, 모든 지점에서 같은 알고리즘을 사용한다면 작게는 지점 간, 크게는 모든 국내 은행 간의 차별화가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그렇게 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봅니까?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산에서 자동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실제 데이터화를 추진하다 보니 정형화 된 정보가 매우 적었습니다.”

 

  • 정형화된 정보라면 재무제표 같은 것들 말씀인가요?

“ 그렇습니다. 기업 간의 회계 정보마저도 여전히 이제 비교 가능성이 낮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새로운 산업도 많이 생기다 보니 비정형적인 정보를 다루는 것이 필요한데, AI나 전산은 아직 많이 미숙합니다. 많은 것들이 이렇게 정형화돼 버리고 한다고 하면 이제 사람이 할 일이 이제 점점 줄어들겠죠.”

 

  • 오히려 지금 새로운 산업들이 많이 생겨 기존의 기준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테슬라와 현대차를 똑같은 자동차 산업 판단 기준으로 비교하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이 많이 필요했던 영업직이 축소되고 의사결정이 난이도가 높다든지 새로운 형태라든지 하는 부분에서는 사람을 계속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2부에 이어집니다. - 

다음글 - 뭐먹고 살지 은행원편 - 2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