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선배님을 만난 이야기

VC업계에서 오랜 기간 몸담고 있는 선배님을 최근에 찾아뵈었다. 10년여 만에 찾아뵈었는데 선배님은 여전히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고 계셨다. 어떤 스타트업이 좋은 스타트업인지부터 개인의 삶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좋은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

좋은 기업이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업이다. 누구나 느끼는 어떤 불편한 지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대표가 하나에 꽂혀있는 기업

그러나, 그러한 불편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 여러 난관, 그리고 인간사회의 기술 발전 속도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누구나 살면서 불편을 겪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짧게는 5년 이상 길게는 10년 이상도 그 문제 하나에 집착하고, 필요한 기술들을 모아서 꿰어낼 수 있는 대표자가 있는 기업이 필요하다.

 

인간을 이해하는 기업

결국 사람이 불편한 무언가, 혹은 불편한 줄도 몰랐던 무언가를 찾아내고, 그것을 사람이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업의 모든 활동에 사람을 중심에 둘수 있어야한다.

 

대기업에서, VC에서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도, 인수나 투자 후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모든 조직에는 맞는 구조가 있다.

대기업은 대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자체적인 체계가 있다.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논외다. 다만, 대기업에게는 그 시스템이 맞고,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다. 대기업은 대부분 인수 후 자신의 시스템을 피인수 회사에 이식하려 하나, 이것은 어린아이에게 대학생의 시간표로 살게 하는 것과 같다. 맞지 않는 옷이다. 대기업은 인수 후에 피인수회사를 별도의 조직으로 분류하고 지원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VC는 기업의 활동에 간섭하기를 원한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VC들이 투자 후 이사회를 장악하여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나에 꽂혀있는 대표자의 행동반경을 줄이고, 그의 영향력에서 나오는 기업의 잠재력을 갉아먹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기술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간혹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기술 그 자체에 매몰되는 경우가 있다. 메타버스, 자율주행, AI 등등. 그러나 기술은 어디까지나 수단인 것이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이 필요한지, 꼭 자율주행 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답을 내릴 수 없다면, 그 기술이 뛰어난 가는 중요하지 않다.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직 관련 - 대체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좋은 직장, 좋은 업이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한다. 후배들이 이직을 고민할 때 종종 고민상담을 하러 찾아온다. 솔직히 말해 나는 VC경험만 있지 대기업이나 다른 영역에서 일하지 못해 봐서 조언할 위치는 못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항상 하는 말은 내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해보고 움직이라는 말을 한다. 물론 자리 자체가 대체 가능성이 없다면 좋겠지만, 내가 그 안에서 독보적인 롤을 만들어내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12시, 늦어도 1시에는 자야 한다.

루틴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충분하고 규칙적인 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2시, 늦어도 1시에는 자자.

 

각자에게 맞는 옷이 있다.

우리 투자회사는 규모가 작다. 자금력이 많은 투자회사들, 대기업들과 자금 규모로는 경쟁이 안된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도 장점은 있다.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하고, 자기 자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각종 위원회가 없다. 우리 투자회사는 큰 회사들이 할 수 없는 영역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 해올수 있었다. 내가 다른점, 나만 할수 있는 점을 잘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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